DL이앤씨 — 아파트 '아크로'를 짓고
해외에 공장을 세우는 회사
옛 대림산업의 건설 몸통이 홀로 선 지 5년입니다. 그동안 짓는 양은 늘었는데 남는 돈은 줄었고, 어제 나온 2분기 성적표에서야 반등이 확인됐습니다.
30초 요약
DL이앤씨는 아파트와 공장을 짓습니다. 고급 아파트에 붙는 '아크로'가 이 회사의 얼굴이고, 정유 공장이나 발전소 같은 플랜트가 두 번째 기둥입니다. 옛 대림산업의 건설 부문이 2021년에 떨어져 나와 홀로 선 회사입니다.
그런데 홀로 선 첫해가 가장 좋았습니다. 그 뒤 3년 동안 짓는 양은 계속 늘었는데 남는 돈은 계속 줄었고, 2024년에는 매출이 사상 최대였는데도 영업이익이 5년 중 가장 적었습니다. 100원을 받아 3원밖에 남기지 못했습니다.
2025년부터 방향이 달라집니다. 남는 게 적은 공사를 덜어내자 매출은 11% 줄었지만 이익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어제 나온 2분기 성적표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고, 오늘 주가가 8.13% 올랐습니다. 이 회사를 이해하는 질문은 여기서 나옵니다. "덜 짓고 더 남기는 전략이 자리를 잡았을까요. 아니면 아직 겨울의 한복판일까요?"
가장 많이 지은 해에 가장 적게 남겼습니다
건설사의 손익은 단순합니다. 공사비를 얼마에 막느냐가 이익을 정합니다. 자재값과 인건비가 오르면 이미 계약한 공사는 값을 올려 받을 수 없으니, 그만큼 남는 돈이 줄어듭니다. 업계에서는 이 비율을 원가율이라고 부릅니다.
2021년에는 100원을 받아 12원 넘게 남겼습니다. 그러다 3년 만에 3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아래 차트에서 막대는 계속 키가 컸는데 아래쪽 영업이익 숫자만 작아지는 구간이 바로 그 3년입니다.
그래서 남는 비율만 따로 떼어 놓아 봤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흐름이 더 분명해집니다. 순이익도 2025년에 3,702억 원까지 올라와, 다섯 해 만에 다시 영업이익에 가까운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 연도 | 영업이익률 | 순이익 |
|---|---|---|
| 2021년 | 12.5% | 6,358억 원 |
| 2022년 | 6.6% | 4,316억 원 |
| 2023년 | 4.1% | 2,022억 원 |
| 2024년 | 3.3% | 2,292억 원 |
| 2025년 | 5.2% | 3,702억 원 |
이 겨울은 경영진도 흔들었습니다. 2024년 한 해에만 대표이사가 두 번 바뀌었습니다. 3월에 재선임된 마창민 대표가 5월에 스스로 물러났고, 뒤를 이은 서영재 대표도 8월에 자리를 떠나면서 지금의 박상신 대표가 왔습니다.
무엇을 지어서 버는가
매출의 절반은 아파트에서 나옵니다. 나머지는 해외 플랜트와 토목이 나눠 갖습니다. 플랜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 세운 현지 법인 여덟 곳이 맡고 있고, 친환경 사업을 하는 CARBONCO도 이 부문에 들어갑니다.
| 2025년 매출을 만든 사업 (연결) | 매출 | 비중 |
|---|---|---|
| 주택 | 3조 9,045억 원 | 52.8% |
| 플랜트 | 2조 4,663억 원 | 33.3% |
| 토목 | 1조 282억 원 | 13.8% |
일감은 몇 년 치가 쌓여 있습니다
건설사를 볼 때는 손익보다 수주잔고를 먼저 봅니다. 계약은 맺었지만 아직 공사하지 않아 매출로 잡히지 않은 일감의 총액을 말합니다. 오늘 계약을 따내도 매출은 몇 년에 걸쳐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씩 나뉘어 잡히기 때문입니다.
작년 말 기준 DL이앤씨 본체의 수주잔고가 22조 4,370억 원이고, 자회사 DL건설 몫이 따로 4조 6,748억 원입니다. 연 매출과 견주면 몇 년 치 일감이 창고에 있는 셈입니다. 다만 계약은 깨지기도 합니다. 최근 1년 공시에도 공급계약 해지가 세 건 보입니다.
어제와 오늘, 세 가지 소식이 겹쳤습니다
먼저 어제 공시된 2분기 잠정실적입니다. 매출은 줄었는데 이익은 크게 늘었습니다. 덜 짓고 더 남기는 전략이 분기 단위로도 확인된 셈입니다.
| 2026년 2분기 (잠정·연결) | 금액 | 전년 동기 대비 |
|---|---|---|
| 매출 | 1조 8,030억 원 | −9.5% |
| 영업이익 | 1,594억 원 | +26.3% |
한편 증권가는 2분기 영업이익을 1,238억 원 안팎으로 봤습니다. 예상을 크게 웃돈 성적이었지만, 시장의 시선은 갈렸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 냈는데 목표가는 33% 싹둑"이라는 기사 제목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는 주주환원입니다. 555억 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없애겠다는 계획과 함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도 어제 공시했습니다. 회사가 제 주식을 사서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올라갑니다.
세 번째가 오늘의 시공권 승소입니다.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이 지난 5월 임시총회에서 시공사를 GS건설로 바꾸기로 했는데, 수원지법 성남지원이 그 결의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총회의 직접 출석과 의사정족수가 모자랐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이 결정은 본안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의 임시 조치입니다. 1심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고, 총사업비 규모도 기사마다 1조 원에서 1조 9,000억 원까지 다르게 전합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서 오늘 주가가 8.13% 올랐고, 같은 날 건설주 전체가 함께 뛰었습니다.
세상의 흐름과 어떻게 맞물리나
서울 정비사업의 큰 장이 남았습니다. 하반기에는 목동 13단지와 성수2지구 같은 대형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이 걸려 있고, DL이앤씨도 후보로 거론됩니다. 아크로 브랜드가 붙은 대단지 청약에 수요가 몰렸다는 보도도 이어집니다.
반도체 공사 특수는 남의 이야기입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반도체 공장 공사로 실적을 키우는 동안, DL이앤씨는 원가를 조여 버티는 쪽입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도 평가액 9조 352억 원으로 순위가 6위까지 내려왔습니다.
탈탄소와 원자력의 씨앗도 심어 두었습니다. 친환경 사업을 맡는 자회사 CARBONCO가 있고, 플랜트 조직 안에는 원자력과 SMR을 담당하는 팀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자료에서 구체적인 수주 실적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리스크
① 절반이 아파트에 걸려 있습니다. 매출의 52.8%가 주택이라 분양 경기와 공사비에 이익이 정면으로 노출됩니다. 원가가 오르면 이미 계약한 공사는 값을 더 받을 수 없어, 2021년의 12.5% 이익률로 돌아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② 시공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결정은 본안 판결 전까지의 임시 조치이고 1심이 진행 중입니다. 최근 1년 공시에도 공급계약 해지가 세 건 있었으니, 수주잔고가 그대로 매출이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③ 안전과 제재 문제가 현재진행형입니다. 2026년 5월에 중대재해 발생 공시가 있었고, 6월에는 벌금 부과 공시가 뒤따랐습니다. 건설업 고유의 사고와 규제 위험이 실적과 별개로 남아 있습니다.
④ 조타실이 흔들린 적이 있습니다. 2024년 한 해에 대표가 두 번 갈렸습니다. 그 사이 회사는 다섯 해 중 이익이 가장 적은 해를 지났습니다. 지금 체제가 자리를 잡았는지는 앞으로 몇 분기를 더 지켜봐야 합니다.
⑤ 주가가 이미 크게 오갔습니다. 올해 4월 고점에서 45% 넘게 내려온 자리이고,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목표가를 낮춘 기사가 나왔습니다. PER 6.1배라는 낮은 값 자체가 시장의 의심을 담은 숫자일 수 있습니다.
용어 미니 사전
출처
- DART [기재정정] 사업보고서 (2025.12, 접수 2026-05-15) 「회사의 개요」「회사의 연혁」「사업의 내용」 — 2020년 12월 분할 결의와 2021년 1월 설립, 2024년 대표이사 변동, 사업부문별 매출과 비중, 수주잔고 본체 22조 4,370억 원과 DL건설 4조 6,748억 원, 해외 현지법인과 CARBONCO, 플랜트 조직의 원자력·SMR 담당
- DART 재무제표 API — 2021~2025 연결 확정 실적 (매출 76,317/74,968/79,911/83,184/74,024억 원, 영업이익 9,573/4,970/3,307/2,709/3,870억 원, 순이익 6,358/4,316/2,022/2,292/3,702억 원, 영업이익률 12.5/6.6/4.1/3.3/5.2%)
- DART 공시검색 (최근 1년 137건) — 연결 잠정실적(2026-07-30),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 결정(2026-07-30), 공급계약 체결과 해지 3건, 중대재해 발생(2026-05-26), 벌금 등의 부과(2026-06-22)
- 네이버 뉴스 (최근 30일 98건) — 뉴스퀘스트·비욘드포스트(7.31) 2분기 매출 1조 8,030억·영업이익 1,594억·증권가 예상치 1,238억·555억 자사주 소각, 연합뉴스·매일경제·조선비즈(7.31) 상대원2구역 가처분 인용과 본안 진행·총사업비 표기 차이, 서울경제TV·시대일보(7.31) 시공능력평가 6위 9조 352억, 뉴스웨이·인사이트코리아(7.31) 목동 13단지와 성수2지구 수주전, 이투데이(7.31) 아크로 대단지 청약, 초이스뉴스(7.31) 건설주 동반 급등
- 시세 — KRX 종가와 시가총액(2026-07-31), 52주 장중 고저 106,600원(2026-04-15)과 38,450원(2025-11-21), 월말 종가 시계열(2021.08~2026.07), PER 6.1배